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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문 닫은 지인 가게에서 냉장고를 하나 가져왔다

admin 2026-05-26
식당 문 닫은 지인 가게에서 냉장고를 하나 가져왔다

갑작스럽게 떠안게 된 냉장평대

아는 형님이 하시던 작은 카페를 정리하게 되면서 이것저것 정리가 한창이었다. 사실 폐업이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옆에서 보면서 절감했다. 특히 주방기계들이 문제였다. 데크오븐이며 각종 디스펜서들이 덩그러니 남았는데, 중고업자를 불러도 생각보다 값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더라. 결국 형님은 거의 헐값에 넘기기로 마음을 먹었고, 나는 그 와중에 사무실에서 쓸 요량으로 작은 냉장평대 하나를 덥석 받아왔다. 30만 원 정도면 괜찮은 매물을 구할 수 있다곤 하지만, 거의 무상에 가깝게 가져왔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가져와 보니 이게 애물단지가 될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시끄러운 소음과 구동벨트 문제

사무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전원을 켰는데, 냉각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낮에는 사무실 소음에 묻혀서 몰랐는데, 저녁에 혼자 남아 작업을 하다 보면 ‘위잉-‘ 하는 기계음이 꽤나 거슬렸다. 알고 보니 구동벨트 쪽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중고라 어느 정도 감안은 했지만, 집에서 쓰는 가정용 냉장고와는 차원이 다른 소음이었다. 롯데하이마트 같은 데서 파는 신상 가전들의 조용함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5년 무상 보증 같은 서비스는커녕, 당장 내일 멈추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매일 아침 출근하면 냉장고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애매하게 좁은 내부와 관리의 어려움

냉장평대는 사실 음료나 재료를 넣고 바로 꺼내 쓰기 좋게 설계된 건데, 사무실에서 쓰려니 내부 공간이 참 애매했다. 캔 음료 몇 개랑 생수병을 넣으면 금방 꽉 찼다. 게다가 백밀폐 처리가 된 부분에 먼지가 끼기 시작하니 닦아내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요즘 나오는 1인 가구용 가전들은 디자인도 예쁘고 수납도 알차게 나오던데, 이런 업소용 기기는 투박하기 그지없다. 특히 냉장고 아래쪽 틈새로 들어가는 먼지는 청소기 노즐도 잘 안 들어간다. 왜 가정용으로 업소용을 들이지 말라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중고 거래의 씁쓸한 뒷맛

형님의 가게가 완전히 정리되기 전까지 회계사 분이 오셔서 이런저런 서류를 챙기던 모습이 기억난다. 폐업할 때 중고 장비 처리를 제대로 안 하면 세금 문제도 엮일 수 있다고 했다.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그 안에는 복잡한 정산의 문제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내가 가져온 냉장고는 그저 평범한 중고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때의 희망이었을 물건이 지금 내 사무실에서 고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나중에 이 사무실을 나갈 때 이 덩치 큰 냉장고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중고나라에 올리면 팔리기는 할까 싶고, 폐기물 스티커를 붙이자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들고 나갈 엄두가 안 난다.

정착되지 않는 임시방편의 삶

결국 나는 오늘 이 냉장평대 옆에 작은 화로대를 하나 두기로 했다. 원래 카페에서 쓰던 건데, 이것도 짐이라며 가져가라고 해서 받은 것이다. 사무실이 점점 주방처럼 변해가고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원했던 처음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어떤 날은 그냥 다 치워버리고 새로 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고민하지만, 막상 또 굴러가는 걸 보면 그냥 쓰게 된다. 지금 내 사무실은 그렇게 어제와 오늘이 뒤섞인 상태로 멈춰 있다. 냉장고 소음은 여전하고, 나는 습관처럼 그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탄다. 다음에는 그냥 얌전히 신제품을 구독 서비스로 빌려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마도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또다시 중고를 기웃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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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냉장고 가져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카페에서 형님이 정말 열심히 하셨다는 게 느껴지네요. 지금은 덩치 큰 냉장고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때의 노고를 생각하면 조금 더 신경 써서 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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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장고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설쳤다니, 정말 답답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가전제품 구매할 때 소음에 신경 많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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