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에서 매일 쓰는 도마를 바꾸려고 하면 소재와 크기, 가격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요즘은 가볍고 세척이 편한 TPU 소재나 코멕스 도마 같은 제품들도 많이 쓰지만, 요리를 좀 더 즐기는 사람들은 결국 원목 도마로 돌아오곤 합니다. 특히 국산 나무로 만든 도마는 특유의 단단함과 나무결 덕분에 음식의 맛을 더 살려주는 느낌이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플라스틱 도마와는 관리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구매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여겨볼 점은 나무의 종류입니다. 참죽나무나 느티나무는 도마용으로 가장 선호되는 수종입니다. 느티나무는 결이 아름답고 단단해서 제대로 관리만 한다면 5년은 물론 10년 이상도 거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너무 가벼운 나무는 칼질을 할 때마다 도마가 흔들리거나 칼자국이 깊게 파여 금방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가격대는 수종과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제대로 된 국산 원목 도마는 보통 몇만 원대에서 시작해 고급 가공 제품은 더 높아집니다.
사용하면서 가장 마주하게 되는 현실적인 불편함은 역시 ‘관리’입니다. 나무도마는 물을 머금으면 팽창하고 말리면 수축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설거지 직후에 물기를 닦아내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세워두지 않으면 도마가 휘거나 쩍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처음 며칠은 부지런히 오일링을 해주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이를 챙기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만약 관리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두께감이 있고 마감이 꼼꼼하게 처리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번거로움을 줄이는 길입니다.
칼자국이 남는 것은 나무도마의 숙명입니다. 김치처럼 색이 강한 음식을 썰면 칼자국 사이로 물이 들어 무지개색으로 물들기도 합니다. 이런 자국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비위생적일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사포를 준비해 표면을 살짝 갈아내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표면을 얇게 걷어내면 마치 새 도마처럼 나무의 고유한 무늬가 다시 살아나고 깊은 칼자국도 어느 정도 정리됩니다. 최근에는 이런 사후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으니 구매 시 옵션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도마의 크기는 작업 공간과 메뉴에 따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큰 대형 도마는 수납하기가 불편하고 무거워 설거지할 때 손목에 무리가 가기도 합니다. 2인 가구라면 좁은 주방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적당한 직사각형 형태가 가장 무난합니다. 가끔은 도마를 식재료를 써는 용도로만 쓰지 않고, 플레이팅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는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나뭇결이 잘 살아있는 제품을 고르면 요리 후 차림새가 훨씬 근사해집니다.
결국 나무도마는 플라스틱 제품처럼 1~2년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라기보다는, 길게 보고 관리하며 길들이는 살림 도구입니다. 가끔 오일을 발라주고 칼자국이 생기면 다듬어주는 과정을 귀찮은 일로만 여기지 않는다면, 국산 나무도마는 주방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곁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구매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주방 수납 환경과 평소 요리 습관을 먼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느티나무는 결이 정말 예쁘네요. 제가 전에 샀던 도마는 참나무였는데, 참나무는 틈이 많아서 계속 칼자국이 생겨서 좀 아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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